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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: 08-07-21 09:55
한의학의 치료개념
 글쓴이 : 관리자
조회 : 2,420  
한의학에서는 ‘몸’을 ‘다스린다’고 하지 ‘고친다’고 하지 않는다.
‘몸’은 자연이다. 자연인 몸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철학의 방향에 따라 그 의학의 성격이 결정되는데, 한의학에서는 몸을 ‘자연스럽게 다스리기’로 방향을 정했다. 왜냐하면 몸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방법이 바로 ‘우(禹)의 치수(治水)’에 뿌리를 두었기 때문이다.
서경(書經)의 홍범(洪範)편에 ‘곤이 홍수를 막아 그 오행펼침을 어지럽게 했다’는 구절이 나온다. 곤이 홍수에 대처하는 방법은 홍수에 대항하여 그 물을 막는 일이었는데, 오늘날 홍수조절을 위해 도처에 세워진 댐을 생각한다면 곤의 대처방법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.
그러나 결과적으로 성난 물살이 댐을 무너뜨려 곤은 실패했고, 그 뒤를 이은 우(禹)가 물길을 내고 강바닥을 낮추는 준설작업을 통하여 치수(治水)의 대업을 완성하게 되었다. 곤은 자연과 대항하여 싸워 실패했고, 우는 자연에 순응하여 물길을 내는데 성공했던 것이다.
결과를 냉정하게 따져보면 홍수에 대한 곤과 우의 대처방법 중 누가 전적으로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. 이는 몸을 해석할 때도 마찬가지이다. 곤과 같이 자신감있게 병과 싸워 몸을 고치는 방법(사하는 방법)도 있을 것이고, 음양의 조절을 통하여 몸이 스스로 회복되도록 잘 다스려주는 방법(보하는 방법)도 있을 수 있다.
다만 우리 몸에 병이 생기면 먼저 물이 흐르듯 잘 ‘다스려보는’ 것이 물길을 따라서 해결하는 순수(順水)의 방법으로 우선 순위가 되며, 그래도 되지 않으면 결국 곤의 방법으로 ‘고쳐야’ 한다.  
한의학에는 다스리는 방법만 있고 고치는 방법은 없다고 오해할 수 있겠다.
물을 다스리듯 몸을 다스리는 구체적인 방법론은 사법(瀉法)과 보법(補法)으로 설명할 수 있다. 사법은 마치 우의 치수처럼 물꼬 틔우듯 몸의 막힌 기혈을 소통시키는 방법을 말하고, 보법은 모자라고 부족한 기혈을 채워주는 방법을 말한다.